예전 홈페이지 운영시 dckang77 아이디로 수학공부법에 대한 내용을 올려 주셨습니다.
읽어 보니 도움도 되고 감동이 되어 파일자료와 함께 게시합니다.
항상 정성스러운 답변을 해주시는 이곳 담당자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 제가 글을 적을 자격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운영자 선생님의 공지글을 보니 적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감히 양해를 구하면서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혹시나 해서는 안될 말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고요. 반말로 적은 점 죄송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수학에는 크게 두가지 요소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개념이다. 개념이란 논리적 사고를 뜻한다. 예컨대, 어린시절 구슬치기나 딱지치기 같은 놀이를 해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딱지를 딸 수 있을까... 이런 것이 논리적 사고다.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 게임인가? ^^ 최근에 유행한 컴퓨터 게임 중에 '스타크래프트'란 게임도 마찬가지다. 최적화된 빌드오더, 러시타임 등을 생각하는 것이 논리적 사고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수학적 표현이다. 가령 1에 2를 더한 것은 1+2라고 표현을 한다. '+'라는 기호를 사용한 것이다. 수학적 표현은 수많은 기호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기호들의 의미는 이해력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약속된 정의라 무조건 외워야 하는 것이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논리적 사고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수학적 기호를 어려워한다. x, y 같은 문자만 보면 돌아버리는 사람도 많다. 초등학교처럼 네모, 세모, 동그라미만 나오면 잘 하면서도 x, y가 나오면 거부감을 갖는다. 이 고비를 넘기면 수학이 너무나 쉽게 느껴질 텐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흔히 이런 질문들을 많이 본다.
'수학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학문에는 왕도가 없듯이 수학에도 왕도는 없을 것이다. 까놓고 말해서, 머리좋은 사람이 유리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건 깊이있게 공부할 때의 일이고, 고등학교 수학 정도는 아이큐와 별로 상관이 없다.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어린 시절, 나는 유치원은 커녕 학원구경도 못해보고 자랐다. 당시에 유행하던(요즘도 있는지 모르겠다.) 다달학습, 이달학습 같은 문제집이나 동아전과 같은 참고서도 사보지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 내이름 석자도 쓸 줄 몰라서 방과 후에 학교에 남아서 선생님께 한글을 배웠다. (이런 걸 나머지 공부라고 하지 아마..^^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네.) 2학년이 되니 한글도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새로운 장벽이 나타났다. 바로 구구단이었다. 이 망할놈의 구구단 때문에 또다시 나머지 공부를 했다. 정말 외우기 싫었다. 왜 외워야 하는지 모르고 무작정 외우라고 강요하는 선생님이 미웠다.
지금 회상해보면, 나는 2년간 선생님에게 공짜로 과외를 받은 셈이다. 너무나 고마우신 분들이다.
글자를 대충 읽을 수 있고, 더하기, 빼기, 곱하기도 대충 할 수 있게 되자 공부가 눈에 보였다. 그때부터 내가 궁금한 것들을 해보았다. 학교를 마치고 나면 따로 갈 곳도 없고 남들처럼 학원을 다닐 처지도 안되었기에 시간이 남아돌았다. 그 시간에 나는 혼자서 산수(수학)연구를 하였다. 말이 연구지 어린아이의 숫자놀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첫번째 숫자놀이는.... 2를 100번 곱하면 뭐가 될까.. 하는 것이었다. 약 1달동안 시간만 나면 곱하기를 했다. 틀리면 다시 하고... 틀리면 다시 하고.. 답은 구하지 못했지만 구구단도 어려워한 나의 계산실력은 엄청나게 발전하였다.
사실, 내가 숫자놀이를 하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히기 힘든, 촌지사건과 관련된 것이다. 3학년 때 겪은 이 사건으로 나는 수학에 한이 맺혔다. 나에게 한을 남긴 어떤 녀석을 이기기 위해 나는 혼자서 발악을 했던 것이다. 그녀석보다 산수를 더 잘하기 위해 혼자만의 처절한 투쟁을 한 것이다.
어찌되었건, 나는 평소에 궁금해하던 것들을 연구했다. 더하기, 곱하기 등의 계산은 물론, 만화영화에 나오는 우주비행선의 넓이나 부피, 로보트의 키도 비례식으로 추정해 보고... 삼각형을 그려놓고 각도나 길이를 구하는 것도 연구해보고... 별짓을 다해보았다.
어린아이의 무한한 상상력, 남아도는 시간, 그리고 한맺힌 가슴.. 이 3가지는 나에게 다양한 사고력과 문제분석력, 계산능력을 길러주었다.
고등학교 수학에 나오는 행렬을 제외한 모든 것을 나는 국민학교 시절 숫자놀이에서 한번씩 연구해 보았다. 1부터 100까지의 합을 구하는 것.. 이것의 이름이 수열인지 몰랐을 뿐 나는 이 값을 구하는 연구도 했었고, 2의 100제곱의 값을 알아내는 방법도 연구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용어로 표현하면 로그, 그중에서도 상용로그의 활용이다. 답을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나는 정말 많은 상상을 어린시절에 한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수능이란 시험을 보았을 때, 모두들 어려워했다. 배우지 않은 것이 많이 출제되고 문제도 희한한 것들이 많이 나와서 모두 싫어했다. 지금과 비교하지 마라. 지금은 수능이 탄생된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때는 수능초창기다. 지금은 문제은행화되어서 외우는 녀석들도 많지만 그때는 그런 것이 없었다.
수능이란 시험은 나에게 있어서 기쁜 그 자체였다. 내가 어린 시절 연구한 숫자놀이들이 그대로 실려있는 문제도 많이 있어서 오히려 반가웠다. 내신시험에서 별로 잘하지도 못하던 나는 어느순간 수능의 잔머리황제로 떠올랐다. 다른 사람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답을 찾는 테크닉.. 수학선생님들조차 어이없게 만든 환상적인 잔머리..
나는 감히 이 모든 것은 내가 몇년간 숫자놀이를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의 친구들이나, 대학생이 된 이후 과외를 할때 학생들이 물어본다. 어떻게 하면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양한 각도로 문제를 해석할 수 있고, 답을 잘 찍을 수 있는지 말이다.
특히나 수학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나의 화려한 잔머리테크닉을 배우려고 애를 쓴다. 나는 그녀석들에게 이런 말을 꼭 해준다. "잔머리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서 터득하는 것이다. 내 잔머리를 익히려면 있는 그대로 흉내만 내어서는 안된다. 네 스타일에 맞게 재흡수해야 할 것이다."
결국,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무조건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수학의 길이 보인다. 그 시간이 사람에 따라 다를 뿐 누구나 스스로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과외를 할때 지수로그를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나는 2를 100번 곱해보라고 시킨다. 그것만 하면 지수로그는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완벽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수열을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1부터 100까지 순서대로 더해보라고 시킨다. 그럼 저절로 수열을 깨닫게 될 테니까 말이다. 함수를 어려워하는 학생에게는 직접 함수를 모눈종이에 그려보라고 시킨다. 몇번만 그려보면 함수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저 어떻게 편하게 쉽게 건져보려고 공식이나 찾아다니고 쪽집게 선생이나 찾아다녀봐야 헛수고다. 입맛에 맞는공식도 없을 뿐더러 공식이 있다고 해도 그냥 외워봐야 써먹지 못한다. 쪽집게 선생에게 배워본들 그 선생님의 훌륭한 기술은 그 선생님께서 노력해서 얻은 것일 뿐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그저 흉내만 낸다고 따라할 수는 절대로 없다.
요즘 공부하는 후배들을 보면, 답답하다. 2를 100번 곱하고, 1부터 100까지 더해보는, 이런 기초핵심은 무시하고 그저 입에 맞는 공식만 찾아서 헤메고 있다. 거기에 더욱 화가 나는건, 기초연습은 시키지 않고 공식만 강요하는 교육현실이다. 학원이건 학교건 많은 수학선생님들이 공식만 가르치고 있는 것을 많이 목격하였다. (물론 참교육을 실천하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더 많이 계실 걸로 믿습니다.)
얼마전부터 야학에 나가고 있다. 미처 배우지 못하신 어르신들에게 부족한 실력이나마 수학과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검정고시 수준이라 일반고등학교보다는 수준이 많이 낮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많이 어렵다. 일차함수에서 절편이 뭔지 기울기가 뭔지도 모르고 대충 주워들은 말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보고 모르면 아무거나 찍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수학을 맡은지 1-2개월 정도 되었는데, 처음에 수학수업에 들어가서 문제를 푸는 시범을 보여드렸다. 함수고 방정식이니 절편이니 쓰잘데기 없는 것 모두 때려치우고 오직 더하기와 구구단만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버렸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한마디 말씀드렸다. "수학의 기초는 더하기, 빼기입니다. 이것만 확실하게 알아도 검정고시에서 90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계산만 정확하게 하실 수 있으면 90점을 받을 수 있는 잔머리요령은 1시간만에 모두 터득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한달동안 더하기 빼기만 가르쳤다. 중학교과정이건 고등학교 과정이건 더하기도 안되는데 무슨 인수분해니, 방정식이니 하겠다고 떠들겠나... 이전의 수학을 맡은 선생들이 그저 한심할 뿐이다.
-------------------------------------------------------------------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지만 3가지만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후배님들에게 먼저 공부한 사람의 입장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은 3가지입니다.
첫째, 공부는 열심히 해서는 안됩니다. 까놓고 말해서 대한민국에서 정신상태가 똑바로 박힌 고등학생이라면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열심히 합니다. 수능은 등수를 매기는 상대평가입니다. 모두 열심히 하는데 내가 열심히 해본들 상대평가에서 앞서나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 않으면 떨어질 뿐 앞서나갈 수는 없지요.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집중력과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공부해야 합니다. 고액과외를 받고 유명학원을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방법 저방법 시도해보고 실패를 겪는 가운데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부방법을 찾는 것이 대학에서 공부할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미친듯이 피터지게 해야 앞서나갈 수 있다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수학은 더하기와 빼기, 그리고 한글만 읽을 수 있으면 기초가 튼튼한 것입니다. 기초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고 잘났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듯이 기초핵심을 한번씩 연습해보면 수학이 너무나 쉽게 느껴질 것입니다.
군대에서 유행하는 말 중에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요. 입시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외국에 이민을 가거나 대학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부딪혀야 할 운명입니다. 그리고 수학은 그 운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재밌게 즐기면서 쉽게 공부하면 좋지 않을까요?
셋째는, 선생님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가끔씩 선생님들의 실력을 테스트하려고 까부는 놈들이 있습니다.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문제 가지고 와서 질문을 하는, 건방진 놈들이 있죠. 그런 문제들은 수학박사라고 해도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문제를 출제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완벽하게 풀 수 있다고 확신못해요.
정말 선생님의 실력을 테스트하고 싶다면,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을 질문해보세요. 자신의 풀이과정을 적고 어디가 틀렸는지 알려달라고 질문해보세요. 빠른 시간에 오류를 찾아낸다면 훌륭한 실력을 가진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다른 방법까지 소개해준다면 최고의 선생님입니다. 그런데 오류는 지적하지 않고 다른 풀이만 가르쳐주면 별볼일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문제를 분석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풀이도 다릅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문제를 푸는 것은 누구나 다 합니다. 다른 사람의 풀이에서 오류를 논리적으로 찾아내는 것. 이것이 진정한 수학실력인 것이지요. 오류도 지적해주고, 다양한 풀이방향을 제시해주는 분이 최고의 실력자인 것입니다. (경시대회 문제를 잘 푼다고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아요. 경시대회문제는 그것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어준 후배들에게 첨부파일을 하나 남깁니다.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 올려도 되는지 조금은 염려스러운데요. 수학공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예전에 게시판에 올렸다가 지웠는데요. 조금 수정한 파일입니다. 한글 97로 작성했으니 어떤 한글프로그램에서도 호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웬만하면 97로 보시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파일내요은. 수학공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수학시험에서 잘 찍는 요령을 소개한 것입니다. 몇년전에 작성한 것이라 7차교육과정과는 다소 맞지 않는 것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감히 장담합니다만,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이 파일을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수학에 대한 사고가 넓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워낙 게으르다보니 문서의 편집은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알아서 보세요.^^
파일 : aaa.hwp
'Joy Of Math > 수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에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 (0) | 2019.01.16 |
---|---|
방정식의 근(이차방정식, 삼차방정식, 사차방정식) (0) | 2019.01.04 |
화씨온도와 섭씨온도 (0) | 2018.12.20 |
우애수 (0) | 2018.12.19 |
완전수 (0) | 2018.12.19 |